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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필 한다 덕질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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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나홀로 전력 잘 모르겠어. 네가 꺼낸 말이었다. 원기둥 가판대가 돌아가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턱을 손으로 받치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칸칸마다 비닐 포장지가 불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유행하는 가요가 말소리 속에 섞여 있었다. 너는 눈높이에 꽂혀있는 포장지를 집었다가 도로 놓았다. 음, 하고 길게 소리 냈다. 뭐가 좋을 것 같아? 나는 그때 회전목마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가만 있지 말고, 좀. 야간개장의 놀이공원에 대해. 이거, 는? 모퉁이에 꽂혀있던 것을 네게 보여주었다. 너는 그것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기울여보았다.아, 이거 군데군데 금박이네. 그렇게 말하곤 내게 내밀었다. 봐봐. 네가 잘게 기울여주는 포장지 속에 조그마한 별들이 들어있었다. 뾰족하거나 둥근 모양을 띠고, 간간히 ..
5/12 전력... 버저가 울렸다. 요란스러운 소리였다. 미하시는 굽혔던 허리를 폈다. 팔목으로 턱을 닦았다. 경기는 끝이었다. 맞은편의 아베도 일어났다. 양 발목을 털더니 마스크를 벗었다. 미하시는 눈을 깜박였다. 이 거리에서는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주 커다랗게 외치지 않으면 목소리도 가닿지 않는 거리였다.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서 공을 던지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는 그런 거리. 하나둘 모여든 부원들과 일렬로 섰다. 상대팀과 인사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미하시는 아베의 표정을 살폈다. 석연치 않아보여 불안했다. 이번 판은 아슬아슬했다. 타자들이 공을 잘 골라 쳐냈다. 사인은 세세해졌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 먼 바다의 깃발들 같이. 손가락이 접혔다 펼쳐지는 것을 이리 저리 손목이 꺾였다가 끝나는..